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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영화인의 축제, 칸 국제 영화제가 어느덧 78회째를 맞이하며 프랑스 칸에서 화려한 막을 올립니다. 그러나 올해 한국 영화계에는 다소 아쉬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한국 장편 영화가 단 한 편도 초청되지 않았다는 점에서입니다.
3년 연속 경쟁 부문 ‘無소식’
칸 영화제는 일반 경쟁 부문을 포함해 ‘주목할 만한 시선’, ‘비평가 주간’, ‘감독주간’ 등 다양한 섹션으로 구성되는데요. 한국 장편 영화는 올해 모든 부문에서 초청을 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가장 주목받는 경쟁 부문에서는 3년 연속 한국 영화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단편 부문에서의 의미 있는 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계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 정유미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안경」 은 비평가 주간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 허가영 감독의 작품 「첫 여름」 은 학생 영화 부문에 초청되며 젊은 감독들의 가능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홍상수 감독, 경쟁 부문 ‘심사위원’ 위촉
특히 주목할 점은 홍상수 감독이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초청됐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세계 영화계가 홍 감독의 자기만의 영화 세계와 예술적 진화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한 관계자는 “홍상수 감독은 순수하고 내밀한 자기 세계에 충실한 감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 한국 영화, 왜 칸에서 사라졌을까?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장편 영화가 단 한 편도 초청되지 못한 배경엔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최근 몇 년간 한국 영화계는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산업 구조 속에서 대작보다는 상업성과 예술성 사이에서 균형을 잃은 중소 규모 영화 중심으로 흘러왔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해외 영화제에서 요구하는 새로운 시선, 도전적 서사, 독창적 연출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인상을 남겼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상영된 한국 영화들이 화제성이나 수상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은 전 세계 수천 편의 작품 중 신선하고 충격적인 작품을 찾는 데 집중하는데, 올해 한국 장편 영화들은 이러한 기준에서 다소 평이하거나 기존 스타일에 머물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결국 칸 영화제가 요구하는 ‘예술적 실험성과 글로벌 트렌드에의 반응’을 한국 영화가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흥행에 집중한 제작 방향성, OTT 플랫폼 중심의 변화된 유통 구조 도 영화제 출품 전략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한국 영화계 내부에서도 “이제는 세계 영화계 흐름에 맞춰 과감한 기획과 도전적 제작이 필요하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황금종려상, 24일에 결정된다
영화제는 5월 24일까지 계속되며, 마지막 날 배우 줄리엣 비노쉬, 할리 베리 등 심사위원단이 모여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올해 어떤 작품이 세계 영화의 중심에 서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한국 영화가 주춤한 올해 칸 영화제, 하지만 젊은 감독들의 도전과 홍상수 감독의 심사위원 위촉은 또 다른 가능성과 기대를 열어줍니다. 내년에는 한국 장편 영화들이 더 많이 주목받기를 기대해봅니다.